<심리학의 즐거움>(우측)은 한국에서 나름 팝사이콜로지 서적으로 인기를 끌었던 책입니다. 

그렇지만 내용이 심리학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좀 있고, 도무지 서양인이 썼다고 볼 수 없는 표현과 어딘가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내용들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도 몇 차례 의혹이 제기되었습니다. (링크 참조)

주의! 크리스 라반(Chris Ravan)의 '심리학의 즐거움'을 조심하세요 (월덴지기님)

Fake version으로 의심됨

(교보문고 리뷰) 

해적판으로 의심되는 끔찍한 책(알라딘 리뷰)


저자는 크리스 라반Chris Ravan과 그의 부인 쥬디 윌리엄스라고 합니다. 영어 제목은 Joy of Psychology구요. (제목부터 왠지 모르게 유치하다고 느끼는 건 저뿐인가요?) 위 링크를 살펴도 알 수 있지만, 무엇보다 이 책과 관련된 심각한 '미스테리'를 한가지 언급해야겠습니다. 저자인 '크리스 라반'이라는 사람은 과연 존재하는가? 입니다.

'추측건데' 크리스 라반이라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구글을 통해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으며, 오로지 '한국 웹'에서만 존재합니다. 책에 소개된 저자 약력은 아주 간단합니다. 심리학을 전공한 의사이며 잡지에 글을 쓰거나 강의활동을 한다고 합니다. 저자 약력 더 없냐구요? 이걸로 끝입니다. 뭔가 따져 보고 싶은데 내용이 없으니 원... (후속권의 경우 저자와 역자도 다릅니다. 근데 내용은 더 점입가경이죠.)

또 한 가지 의문을 증식시키는 것은 외국 책을 번역해서 출판했을때, 당연히 표기하도록 되어있는 라이센스 표기가 전혀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건 실상 두 가지 가능성을 남기죠. 무단으로 번역했거나, 또는 번역한 게 아니거나.

재밌게도 역자 약력은 저자 약력보다 더 자세합니다. 이 책을 번역한 분은 누굴까요? 역자는 '김문성'이라는 분입니다. 왠지 역자 '김문성'이라는 분이 궁금해지는군요. 그래서 이분이 번역한 다른 책을 찾아봤습니다.



긍정의 삶

이책은 로버트 슐러라는 원 저자가 확실히 존재합니다. 목회상담자라고 합니다. 다른 출판사에서도 책을 낸 사람입니다. 이처럼 확실하게 존재하는 저자의 경우에는 ROBERT H. SCHULIER라고 영어 이름이 표기 되어 있고 저자 약력도 더 자세하게 써져 있습니다. 



좋은 인생 좋은 습관

이 책의 저자인 윌슨 플로렌스 역시 의심스럽습니다. 영어 이름도 표기되어 있지 않고,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학위를 따고 정신분석학의 저명한 학자라는 분이 어찌 논문 하나 없고 영문 웹에서 검색해서 흔적이 통 나오질 않는단 말입니까?

더구나 책 내용은 정신분석과는 도무지 관련성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과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사례의 강조들입니다.

원제인 Good Life Good Habit이란 책은 구글에서 찾아서 나오질 않습니다. 
한국 들어올 때 제목 바꿨나요?


마음을 사로잡는 데이트 심리학

크리스 라반과 쥬디 윌리엄스의 첫 데뷔작입니다. 사실 저도 상당히 재밌게 봤고 공감했던 책입니다만, 인기가 꽤 있었는지 재판을 여러번 한 듯 합니다. 제가 봤던 책은 표지가 옆에 있는 그림이 아니었거든요.

내용은 솔로부대의 심정에서 상당히 그럴 듯 하긴 합니다만... 오히려 읽으면서 '지나치게 한국 문화와 실정에 들어 맞는 내용과 표현들'을 보면서 의심을 품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저자 관련 약력을 찾아보니 도무지 나오지 않는 걸 알게 되었고, 결국 책 내용도 신뢰하지 않게 되었죠.



모난돌이 출세하는 처세의 심리학 

제우스 존이라는 사람이 저자이지만 역시나 구글 검색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는 아예 저자 약력조차 기술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책 내용과 상관없이 이 정도로 미스테리 투성이면 회의주의자나 음모론자가 아니어도 뭔가 의심가득한 상상을 할 수 밖에 없지 않겠나요??


이 이상의 확인은 제가 할 수는 없으며, 제가 책을 전부 읽어본 것도 아니며, 또한 인터넷에 있는 정보가 전부가 아닐테니 괜히 '오바'하지 않겠습니다만, 여기서는 확실한 것 한 가지만 분명하게 이야기 하겠습니다.

위 책의 원 저자들, 특히 크리스 라반은 한국에서 책을 낼 만큼 대단한 권위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세상에 심리학 논문이 엄청나게 많긴 하지만, 현재 거의 모든 논문이 인터넷에 등재되어 있고, 유명한 논문만 인터넷에 등재되어 있는게 아니고 전 세계의 거의 모든 논문들이 등재되어 있기 때문에, 20세기 초반부터 2008년 최신 논문까지 학술검색으로 일단 검색하면, 최소한의 정보는 나오게 되어 있습니다. 

(솔직히 이 단계 이전에 구글링으로 안나오면 그건 없는 것에 가까운 거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물론 혹시나 하는 가능성이 있으며, 제가 100% 검색을 완벽하게 했느냐 하면 또 그것은 아니기 때문에, 무조건 그렇게 함부로 단정지을 수는 없으므로 여기에서는 이렇게만 완곡하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아는, 책을 쓸만한 유명 학자들은 대개 논문을 찾아보면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논문 인용 회수부터가 다르죠. 근데 크리스 라반은 그의 이름으로 된 논문이 뜨지도 않았습니다. 

바꿔 말해 크리스 라반이 설령 존재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우리가 그의 책을 돈을 주고 사고 열심히 읽을만큼, 명망높거나 신뢰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죠.

그가 하는 이야기는 아무리 그럴 듯 하더라도 별 근거가 없기 때문에 무턱대고 믿어선 안된다는 것입니다. 제가 책을 제 머리에서 굴려서 대충 써놓은 책을 여러분은 사서 읽으시겠습니까? 아무리 맞는 이야기라고 해도 기본적인 신뢰성이 없는 경우, 더 큰 신뢰성에 의심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앞으로는 저 역시 책을 읽을 때 좀 더 의심하며 읽어야겠습니다. 일단 저자가 그리 저명한 사람도 아니고 유명한 사람도 아니라는 것은 확실하며, 존재 자체가 의문시된다는 점은 독자들이 책을 고를 때 알고 계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온지는 좀 된 책이기 때문에  어차피 팔리기는 많이 팔렸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앞으로라도 이런 '미스테리'한 일이 없길 바라고... 이런 '심리학 사칭' 책이 사라졌으면 좋겠으며 이것들로 인해 괜히 심리학에 대한 신뢰성 저하가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fever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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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2.22 11:13 신고

    ㅋㅋㅋ

    아마도 주장이 맞을듯 하네요.

    세상에 사기(?)를 치는 방법도 다양하군요..

    그래 좋은 머리를 사회발전을 위해 쓰면 좀 좋으려나..-_-;

    • 2008.12.22 15:46 신고

      댓글 감사합니다.
      저도 사실 심증으론 확신하고 있으나 다른 물증이 없으니;;

      근데도 독자평은 아주 좋은 책이니 아이러니 하죠..^^;;

  2. 2008.12.22 23:49

    트랙백 감사합니다. 저도 맞트랙백 걸께요.

  3. 2008.12.27 03:01 신고

    이건뭐 거의 공포영화 수준이군요;;;;;9시 뉴스같은데 알려야 될것 같은데;;

    • 2008.12.28 16:04 신고

      저도 이런 게 혹시 우리나라 출판계에서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약간 무서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렇게 일반적 현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예전에 유명 아나운서를 저자로 해서 팔던게 들통난 일을 생각해보면, 일부지만 존재하는 것 같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