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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8 오쇠동 방문기 (8)
  2. 2009.02.24 지하철에서 발견한 귀엽고 행복한 인연 (6)
  3. 2009.02.01 말이 늦는 아이 (6)
  4. 2008.12.15 생각이 근질근질 합니다 (6)
2009.06.28 01:00
한도전 팬인 덕에 지난주 '여드름 브레이크'를 재밌게 봤는데, 거기나온 오쇠동 모습(아래 사진)을 보고 제 마음 속의 무언가가 확 당기듯이 빠져들었습니다.

그 이유는 여기로
[diary : thinking] - 근접 비행 올려다 보기
(내용이 좀 뜬금없이 분리되는 것 같아보여서 글을 나눴습니다)


비행기가 이렇게 가까이 나는 곳이 우리나라에 있는 줄을 몰랐네요. 아니, 생각해보면 이륙과 착륙을 해야하니까 공항 근처에서 지면과 가까이 나는 게 당연한 거지만 그런 생각을 여태 못했습니다.



가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찾아보니 오쇠동 사진도 꽤 많이 검색할 수 있었고, 관련된 글들을 찾아보면서 여러가지 사연이 많은 곳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과연 무한도전하는 생각도 들었죠.

'죽은 마을' 오쇠동에도 봄은 올까 - 오마이뉴스
‘무도’ 촬영지 비화는 철거민의 아픔이었다
무한도전, 시사고발 프로보다 더 빛났다
무한도전 여드름 브레이크편 다음 로드뷰로 직접 가보기

'오쇠삼거리' 다음 로드뷰로 보기

얼른 방문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오쇠동은 서울과 경계를 이루는 부천 끝자락에 있었습니다. 친구와 함께 방문하기로 하였죠. 부천에서 출발하여 고강동으로 가는 5번 버스를 타고 고강주유소에서 50-1번 버스로 갈아탔습니다. 생각보다 가까워서 도합 30분 정도만에 도착하더군요.

버스에서 내린 곳은 인도도 없는 허허벌판. 차들이 쌩쌩 지나다니는 것만 빼면 시골길 그대로 였습니다. 오쇠동 입구에서 내렸는데 한 정거장 더 가서 오쇠삼거리에서 내리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길을 걸어가다보니, 잡초와 수풀이 무성한 곳이 사실은 전부 건물 터였는지 시멘트 잔해들이 쭈욱 이어져서 남아있더군요.

오쇠삼거리에 도착했는데도 여전히 허허벌판이었습니다. 오쇠동 입구나 오쇠삼거리나 전부 사람이 내릴 만한 이유가 전혀 없는 곳이었습니다. 저처럼 굳이 이곳을 찾아오지 않는다면요.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황폐했기 때문에 건물터에 서서 친구와 잡담이나 나누고 있었죠. 출발하기 전에 찾아봤던 오쇠동 출사 사진들에서는 몇몇 건물이나 큰 건물 흔적들을 볼 수 있었는데, 가서 보니 사진 속의 건물들은 수풀과 잡초가 대신하고 있었고, 건물은 단 하나만 남아있었습니다.

무한도전을 통해서 어느정도 철거가 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다음 로드뷰에서 나왔던 거리 분위기와 전혀 달라서 당황스러웠습니다.
거의 아무것도 없어요. 꽤 넓은 지대에 퍼져있는 건물 잔해들과 잡초 밑에 깔린 보도블럭들은 오쇠동이 지금 눈에 보이는 것과 같이 허허벌판이 아니었을 거라는 시공간적 연상을 가능케 하긴 했는데, 뭔가 좀 서글프고 애석한 마음이 들더군요.


남아있는 단 한 건물. 겉보기엔 사람이 살지 않는 것으로 보였는데, 의문인 것은 건물 방충망에 동물들이 들어가서 울고 있더군요. 누군가 거주하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천둥소리같은 굉음이 울리길래 쳐다보니 김포공항쪽에서 비행기가 이륙하는 소리더군요. 높은 언덕이 없어서 김포공항을 내려 보기에는 그다지 시야가 좋지 않았습니다. 김포공항 외벽이나 바라보며 걸었죠.



한참 쳐다보고 있으니 또 한번 가까이에서 더 큰 굉음이 울렸습니다. 착륙을 하기위해 지나가는 비행기였죠. 순식간에 저희 위로 근접 비행하여 날라가는 모습을 친구가 재빠르게 카메라를 꺼내 촬영을 했습니다.


사진으로 표현될지 모르겠지만 제가 기대했던 그대로의 압도감, 비현실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번 지나가기 시작하니 몇분 간격으로 계속해서 등장하더군요.



아무래도 이 사진들으로는 항공기와 비교할만한 크기의 건물들이 나와있지 않으니 제가 느낀 기분이 전해지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저 자신도 처음에 봤던 비행기 이후에는 다 멀찍이 지나가서 처음의 엔돌핀을 다시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이후 친구와 함께 수풀 사이를 걸으며 잡담을 하였는데 어느새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까지 걸어가게 되더군요. 김포공항에 도착하고 보니 8시 50분 정도 되었으니 대략 사오십분 정도 걸어서 도착했던 것 같습니다. 버스타고 가면 얼마 걸리지도 않아 보이는 가까운 거리였어요. 짧았지만 마치 국토대장정의 도보유람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오쇠동 방문은 여러가지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났습니다. 분명 비행기가 지나다니며 내는 굉음들은 대단하긴 했지만, 과연 이곳이 인적이 이렇게 끊길 정도로 사람들이 살 수 없는 곳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갈 곳 없는 이들을 그렇게 쫓아내야 했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들구요. 언젠가는 다시 오쇠동에 사람들이 정착하고 인적이 잦아지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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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veriot

요즘 일은 아니고 몇년 전의 일입니다. 
아마 2006년 가을 정도 된 것 같아요.

지하철 7호선을 타고 가던 중이었습니다.
7호선은 좌석이 대체로 널널한 편이죠.

그때 전 지하철의 베스트 좌석, 구석에 앉아서
팔걸이에 기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어떤 역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초등학교 1학년도 안되어 보이는 여자 아이와 애 엄마로 보이는 두 사람이 탔습니다. 
둘은 제가 앉은 자리에서 얼마 안 떨어진 출입문 구석에 서게 됐죠.

애가 너무 귀엽게 생긴 데다가 엄마랑 조근조근 이야길 하는게 재밌어서
잠이 덜 깬 흐릿한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근데 그 여자 아이가 제 뜨거운 시선을 느꼈는지(?)
수줍은 얼굴로 절 보며 배시시 웃더군요.
아마도 멋진 오빠가 자길 바라보고 있으니 수줍어 하는 게 당연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저는 상당히 무뚝뚝한 얼굴을 한데다 
미소를 띄며 웃는다고 웃어봐도 대개 썩소가 나오기 때문에 
그땐 별 반응도 없이 그냥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꼬마애가 몸을 돌려서 엄마 품에 안기더니 등을 돌리고 뭔가 쪼물딱 쪼물딱 거리는 겁니다.
어느새 제 잠은 다 깨 있었고 뭘하나 싶어서 흥미롭게 가만히 바라보고 있었죠.


한참 꼬물대던 여자애가 저를 보며 몸을 홱하고 돌린 순간..!



활짝 웃고 있는 아이의 이마에 10원 짜리가 붙어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반전을 보고 너무 놀랍고 웃겨서 저도 모르게 푸하핫하고 크게 웃어버렸죠.

꽤 크게 웃어버린 탓인지 다른 주변 사람들도 시선을 제가 바라보는 곳으로 돌리게 됐고,
주변에 있던 다른 어른들과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아이의 모습을 보자 
재밌어 하며 웃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어머, 저 애봐... 호호' 하면서 말이죠.

배시시 웃고 있는 여자 아이와 따뜻하게 애를 바라보는 엄마 모두 너무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아역 배우 심은경양 입니다.  
그 때 제가 만난 꼬마 숙녀의 미소를 가장 닮은 것 같아요. 
자, 심은경 양의 저 미소를 기억하시고...
눈을 감은채 이마에 십원 짜리를 상상해 그려 넣으시면, 제 이야기에 120% 공감하실지도 ^^;




뭐랄까, 정말 너무 특별하고 행복한 경험이었답니다.

지하철은 같은 공간에 존재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로에 대한 무관심을 가장한 채 의미없이 지나가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저의 관념을 완전히 부셔버리는 경험이었습니다. 

아마 그 꼬마애가 보기에는 무뚝뚝하게 앉아있는 제 모습이 안타까웠던 게 아닌가 해요.
그래서 자신의 웃음과 행복을 저에게 전달해 준 것 아닐까 싶구요.
작은 경험이었지만 저에겐 정말 커다란 긍정을 전달해 준 경험이었죠.

그게 아이의 눈일 테고, 아이들의 힘이라고 느껴졌구요. 
동시에 저 아이들을 더 행복하게 자라도록 해야겠다는 어른으로써의 책임감을 발견했습니다. 

 
그 여자 아이는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전파하고 있을까요?
궁금하기도 해서 또 만나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런 우연은 또 없겠죠.


행복함을 널리 널리 퍼뜨리는 그 꼬마 숙녀를 만나는 기연(?)이
많은 분들에게 있었으면 좋겠고 저에게도 다시 있었으면 좋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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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veriot
2009.02.01 22:35
설날에 친척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네살배기 조카를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2년 만에 만난 것이었는데, 그때는 그랬다치더라도 어찌된 것이 여전히 말을 못하고 있더군요. 함께 있었던 건 이틀 정도이기 때문에 전체를 판단할 수는 없었겠지만 제가 들었던 말소리는 "쑨!" "아바" 라는 두 마디 뿐이었습니다.

"쑨"은 삼촌을 부르기 위해서 뒤의 "촌"소리를 짧게 뱉는 호칭이 되어 있었고, "아바"는 당연히 아빠였습니다. 삼촌과 아빠를 무서워해서 그런 것 같더군요. 제가 듣진 못했지만 "엄마" 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보통 아이들이 세 살 정도부터 "엄마" "아빠" "싫어" 등을 배우다가 이후에 네살 이후로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말을 트는 것을 생각해보면 늦어도 한참 늦었다고 볼 수 있죠. 무엇보다 애가 별로 말을 할 생각이 없어보였습니다. 처음 만나서 인사를 시킬때도 허리만 꾸벅하고 헤어질 때도 손만 흔들 뿐, 입을 벌리질 않더군요.

처음엔 얘가 발달 장애 성향이 있는게 아닌가 의심을 해봤습니다. 그렇지만 지내다 보니 애가 말만 못할 뿐이지 오히려 다른 아이들처럼, 또는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더 타인의 반응에 민감한 아이였습니다.

예를 들어, 조카애가 위에서 말한 두 마디 외에 한 가지 더 할 수 있는 게 "으하하하하"하고 어른처럼 호탕하게 웃는 것이었는데, 자기 기분이 좋거나, 자신이 곤란한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자신이 하는 행동이 어른들에게 어떤 반응을 이끌어 내는지 어느정도 알고 있는 모습이었죠.

또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어른들이 화가 나는지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일부러 그렇게 행동을 해서, 괜시리 사람을 욱하게 만드는 자질이 있더군요. 물건을 던진다던가, 와서 건든다던가 하는 짓이요.

자폐라면 이런 것도 할 수 없죠. 걔네는 처음부터 타인에게 관심이 없는 것니까요.

말을 못 알아듣는 건가 했더니 그것도 아니고, 어른들이 하는 말을 대부분 이해하더라는 겁니다. 무언가 물어보면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고개를 젓거나 끄덕입니다. 대신 말은 절대로 하지 않지요.

아무튼 애가 왜 이리 말이 늦는 걸까... 저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보고 있었는데, 지내면서 관찰하다보니 금새 가설이 나오더군요.

조카의 부모인 사촌 부부를 비롯해서, 조카애의 할아버지 할머니인 저의 작은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작은 사촌형, 총 5명의 어른과 함께 한 집에서 살고 있었는데 애기는 조카애 하나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어른 모두가 고작 네 살짜리 조카애의 비위맞추기에 여념이 없었죠. 아마도 친손주, 친자식, 친조카를 본 게 처음이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극진할만했죠.

그렇지만 제가 볼 때는 그러한 가족 분위기가 조카애의 언어발달에 심각한 지장을 주고 있는게 분명했습니다.

아이와 다른 어른들의 상호작용은 이런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었거든요.

아이가 무언가를 하고 싶으면, 아무 말도 않고 단순히 아빠나 엄마에게 가서 손으로 흔들거나 건드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마찬가지구요. 삼촌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말을 안하고 건드릴 뿐이죠. '언어'가 아닌 그냥 소리를 내는 일은 있었지만요. 

그 다음, 어른들의 반응들에서 문제가 드러납니다. 어른들은 "응, 까까먹을까?" "배고파?" "만화보고 싶다고?" "화장실 가고 싶어?" "나가서 놀고 싶다고?" 같이 조카 애기가 무언가를 말할 필됴도 없이 객관식처럼 문항을 나열해 줍니다. 그럼 조카애는 고개를 옆으로 젓다가 자기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나올 때, 배시시 웃거나 고개를 끄덕이기만 하면 됩니다. 

가끔은 가서 건드리지도 않고 그저 "아악!"하고 소리를 지르거나 엄마 아빠 삼촌을 부르기도 합니다. 그럼 알아서 어른들이 재빨리 달려와서 애의 시중을 듭니다. 제가 관찰하기에 조카애는 자신이 그 집안의 중심임을 분명히 자각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소리만 질러도 어른들이 와서 자기 원하는 걸 다 해주는데 뭐하러 이런 저런 말을 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조카애는 말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충분히 강화되어 있었고 말을 할 만한 필요성이나 아쉬움이 없었던 거죠.

세 살만 되어도 영어 산수를 가르친다는 요즘 시대 이야기는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긴 하지만, 이건 다른 의미로 또 뭔가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로써는 조금 안타까웠습니다. 사촌형네 가족에게 뭐라고 이야길 해줄 수도 없었던게, 그러는 것 자체로 행복해하니까요. 조카애가 향후에 어떤 문제에 부딪히거나 문제를 보일지도 어느 정도 짐작이 되지만요. 

저도 아이를 키워보지 않았으므로 실제로 키울 때 어떻게 해야할지, 얼마나 어려울지에 대해서는 아직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만, 이런 상호작용의 결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마음에 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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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feveriot

블로그가 황폐화되고 있는데
블로그를 내팽겨쳐놓고 제가 하고 있는 일, 별거 없습니다.


기말고사가 닥쳐오니 시험공부에 보고서를 한꺼번에 하다보니;;
정신이 없어서 블로그를 '할일'의 맨 뒷전으로 미뤄둔 탓에
이지경이 되고 말았습니다.

밤을 새기로 작정한 오늘,
갑자기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너무 간절히 들어서 이렇게라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이런 기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말로 하는 거면 '입이 근질거린다'라고 해야 될텐데
말로 하는 것도 하니고 그렇다고 '손가락이 근질거린다'는 표현도 이상한데?

아무래도 '생각이 근질근질 거리는 느낌'이네요.
뭔가 꺼내놓고 싶은데 블로그를 안하다 보니 뭉쳐있었던 게 있었나봐요.
뭐 딱히 할말이 있었던 것은 아니고 그냥 아무 이야기라도 하는 그런 기분이 좋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본격적인 글은 아마 다다음주부터나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날씨가 다시 추워지네요.
솔로부대 여러분, 걱정마세요. 저도 함께 합니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저는 거리를 돌아다니지 않고 온라인으로 돌아옵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려고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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