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logy : taste/pathologic : clinical] - 로르샤흐 검사 오해 정리 및 정확하게 알기 (1)


조금 여유있게 글을 쓰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로르샤흐 공개 뉴스가 네이버에 뜬 것을 본 이후로 상당히 흥분상태에 가까워서 뭔가 계속 이야기를 해야겠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이전 글에서 이어서 계속해서 논란들을 좀 정리해 보겠습니다.

이미 네이버나 다음, 구글 등으로 통해서도 상당부분 로르샤하 검사 카드들이 공개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하나 둘 씩 자기는 이러저러하게 보이니 뭔지 해석해달라, 식의 이야길 하는 얼라들이 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일단 검색되는 사진들을 얼른 전부 뒤엎어버리고 싶지만, 제가 어찌할 수 없으니 참 인터넷이 무섭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뭐든 공개되면 좋은 줄만 알았어요.

아무튼 현재 걱정스러운 것은 로르샤흐 검사가 인터넷에 난립하는 '심리테스트'나 '사이코패스 테스트'처럼 아무나 접해보고 자기는 뭘로 보인다, 뭐가 생각난다 이런 식으로 게시판에 글을 적고 알리는 행위가 늘어나고 있는 점입니다. 자기들이 그러고 싶어하는 걸 제가 말릴 수도 없는 법이니 그냥 차분하게 그런 짓이 얼마나 무의미한 지만 설명하겠습니다.

이미지를 몇 장 추가할까도 생각했는데, 아무리 인터넷에 널렸다고 해서 그걸 게시하는 건 역시나 미친 짓 같습니다. 가능하시면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검색이나 게시를 자제해주시길 부탁드릴 뿐입니다. 사실 저작권법 개정 때문에 사진 올리는 거 신중할 땐데... 위키가 뭐라 해도 아직 상품으로써 저작권이 분명히 존재하는 사진들입니다.

(로르샤흐 검사에 오염을 일으킬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배제를 하는 한에서 글을 쓰도록 하겠습니다.)



Q: "저는 이 그림을 보고 이게 떠오릅니다. 이러면 무슨 성격인가효?"

이런 분들이 상당히 많아 보입니다. 외국 웹에서는 줄줄히 댓글 달아놓으며 장난치는 거 보고 기가 찼습니다. 근데 어느새 반나절만에 한국 웹에서도 상당히 많이 보이게 됐어요.

뭐 뉴스 보고 관심이 간거야 당연합니다. 역시나 조선일보 답게 아주 이야기를 호기심 당기게 써놨어요. 카드 공개 논란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떡하니 크게 사진도 박아놓는 역설적 모습을 보여주는 걸 보니 역시나 대한민국 1등 신문 조선일보 답더군요. (링크: 이 그림에서 뭐가 떠오르시나요?)

심리테스트나 혈액형 성격이 호기심 가는 것 다 이해합니다. 더구나 로르샤흐 검사처럼 뭔가 있어 보이는 검사에는 더더욱 그렇겠죠. 대부분의 검사는 안면타당도가 높습니다. 누구든지 자꾸 하다보면 뭘 검사하려고 하는지를 대충이라도 알 수 있게 되죠. 그렇지만 로르샤흐 검사는 안면타당도가 낮아요. 뭘 어떻게 재는 건지 참 알 수가 없습니다. 검사를 공부하는 입장이 아니라 단순히 받는 입장에서는 도무지 납득이 안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단순히 로르샤흐 검사에 대한 이야길 접하고 그에 대한 흥미나 해석을 받고 싶은 욕구는 이해가 되요.

근데 이렇게 모두 볼 수 있게 인터넷에 떡하니 올려놓는 건 대체 무슨 이야길 듣고 싶은 건가요? '미치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건지 '천재'라는 이야기가 듣고 싶은 건지?

잘못된 부분부터 지적하겠습니다. '연상'했다는 것 부터가 틀렸어요. 로르샤흐는 뭘 '떠올리게' 하거나 '연상'을 시키는 검사가 아닙니다.

단언하지만, 그런 식으로 인터넷에 어쩐다 저쩐다 아무리 보고해봤자 제대로 분석해 줄 수 있는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의미라며 해석해 줄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아마도 제 생각엔 허풍쟁이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칭 정신분석가, 자칭 심리분석가, 자칭 독심술사 같은 사람들이 나서서 뭐라고 이야길 해댈 수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말로 전문가라면 절대 그런 몰상식한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검사를 아직 덜 깊게 배운 학부생들이 아는 체하려다가 무리하게 적용하지 않을까.. 그런 걱정은 좀 듭니다만.)

아마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만들었다는 홉킨스 박사라면 아주 멋진 해석을 해주지 않을까 싶네요. '세상에서 2%의 사람만 이걸 사람으로 보는데 당신은 그렇게 이야기했으니 사이코패스다'식으로 말이죠. (쩝..농담이니 재미없어도 넘어가주세요.)


앞선 글 에서도 언급했지만, 영문 위키피디아에서 '이렇게 저렇게 라고 이야길 해야 정상이고 뭐라 이야길 하면 비정상이라 진단받는다'라는 이야기는 거의 허튼 소리에 가깝습니다. (한국 위키피디아는 정보가 간단하게 정리된 편이라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림만 떡하니 올려둔 걸 보니 위키가 뭔가 작정하거나 홀린 것 같은 느낌이네요.)

또한 이렇게 저렇게 보고하면 성격적으로 어떤 의미를 뜻한다, 뭐 이런 식으로 설명해둔 블로그도 있긴 한데,  로르샤흐는 개인의 주관적 경험을 기준으로 결과를 해석하며 실제로는 매우 복잡한 체계를 거쳐야 개인에 적합한 해석을 할 수 있게 되므로 단순히 그런 포괄적인 설명으로는 개인에게는 거의 의미가 없습니다. A형이 이렇다 B형이 저렇다 식의 이야기와 별 다를 바가 없단 거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로르샤흐가 그냥 단순한 그림 검사 같아 보이고, 정신분석에 심취한 심리학자에게 뭐가 보인다고 이야길 해주면 그 심리학자는 고민을 하면서, '그건 당신의 정신이 어쩌고 무의식이 어쩌고 리비도가 저꺼고 이런 상징을 말합니다'라고 말해줄 것 같은 고정관념이 있을 수 있겠죠... 물론 아주 옛날에 그런 방식으로 사용된 적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앞선 글 참조)

그렇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앞선 글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로르샤흐 검사는 중간에 검사체계의 혁신을 거쳤습니다. 현재 로르샤흐 검사자들은 표준화된 절차를 밟아 시행된 검사에 대해서 복잡한 기호화 체계와 채점 계산 체계를 거쳐서야 겨우겨우 해석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대학원 수준에서 전문적으로 심리학과 심리평가를 전반적으로 공부 한 학생이 아니라면 해석은 커녕 사용되는 언어나 원리를 이해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임상가들이 풀배터리 검사 후 결과보고서를 쓸 때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게 아마도 로르샤흐 검사일 겁니다.

그만큼 전문가들도 어렵고, 공을 들이고, 조심스럽게 해석하는 검사입니다. 타당도나 신뢰도에 대한 논란이 있기 때문에 그만큼 임상가들도 충분히 주의하면서 더 조심스럽게 행하려고 하죠. 해석자가 자칫 잘못하면 검사를 수행한 고객에 대한 상당한 오해를 가중시킬 수도 있으니까요.

단순하게 결론을 말씀 드릴게요. 로르샤흐는 아무리 허투로라도 인터넷에서 그림 좀 보고 뭐라 이야기했다고 해서 결과를 해석해 줄 수 있는 검사가 아닙니다. 아마 그건 결과라고 이야기할 수도 없을 겁니다. 검사를 정식 절차를 밟아서 시행했을 때도 의미있게 해석할 수 없는 '무효 프로토콜'의 경우가 생기는데 하물며 이런 식으로는... 한 마디로 인터넷에 올려놓는 걸로는 해석이 불가능하고, 행여 해석해주는 이가 있어도 대체로 허풍쟁이일 것이라는 결론입니다.



Q : "뭐 올려두면 누가 해석해줄 수도 있을텐데, 올려두면 뭐 어때요?"

어떤 생각을 하든 자기 마음이고 자기가 올리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하겠습니까. 그렇지만 저는 가끔 보면 미니홈피나 블로그에 MBTI나 MMPI자료를 올려놓는 사람도 봤는데 솔직히 저는 그 사람들이 노출증이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물론 저희들도 검사 공부를 하거나 재미삼아 서로 MBTI가 무슨 유형인지 알아보기도 하고, MMPI 프로파일이 어떤지 비교하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희는 일반인의 경우와는 좀 다르죠. 검사나 결과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알게 되고 또 어찌보면 많이 알아야 되는 입장이니까요.

그렇지만 공공연하게 프로파일이나 검사결과를 올려놓는 것은 글쎄요... 보통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아주길 바라는 건가요?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A형 여자는요..."라는  글들을 열심히 스크랩하는 사람들 처럼?

혈액형 심리학은 어차피 타당도가 없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접근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MBTI나 MMPI 결과를 비롯한 심리검사 결과는 본인이 검사를 해서 도출된 결과이기 때문에 결과 프로파일은 전적으로 자기 자신의 어떤 사적인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게 되는 겁니다. 설령 대충했다거나, 거짓으로 했다고 해도 말이죠.

주민등록번호나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생일, 가족, 인간 관계, 성격. 누구에게 쉽게 알려주려 하나요? 보통은 쉽게 알려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전부 중요한 개인의 사적 정보들이기 때문이죠. 그런데 자신의 검사 결과는 자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마음껏 올려놓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볼 때마다 너무 안타깝습니다.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되어서 중국에서 보이스피싱에 남용되는 것처럼, 검사 결과도 하나의 개인 정보로써 그걸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징 사람들이 보면 쉽게 이용당할 수 있습니다. 주의가 필요한 일입니다.

로르샤흐도 마찬가지입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기본적으로 그런 식의 반응으로는 정식 해석 체계의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불충분하고 타당하지 못한 결과 프로토콜이기 때문에 해석을 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나 Exner 체계의 해석은 일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경우 검사결과의 해석 자체를 하질 않습니다. 하지만 정식 절차에 따라 해석 될 수 없다고 해서 그것들이 개인 프라이버시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로르샤흐 카드는 개인 고유의 주관적 경험을 이끌어 내는 것이 목적이므로, 다시 말해서 로르샤흐 그림을 보고 만들어 낸 어떤 언급조차도 이미 개인 고유의 프라이버시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니홈피나 블로그, 카페에 자기 반응를 적어서 공개해놓은 사람들은, 결국 해석하기에 불충분해서 누구도 해석해주지 못할 텐데, 괜히 개인 프라이버시만 공개하는 꼴이 되는 겁니다.

제대로 된 검사를 받을 경우, 검사에 대한 반응들은 남들과 공유할 만한 게 절대 아닙니다. 아무리 친하고 가까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요. 때문에 심리학자들의 윤리강령에도 내담자와 내담자의 정보에 대한 비밀 유지가 포함되어 있는 거구요. 그런 걸 인터넷 상에 올려두는 게 어떤 의미인지 좀 더 생각을 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로르샤흐 검사는 인터넷에 널린 재미로 하는 심리테스트가 아니니까요.
Posted by feverio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10.03.27 18:59 신고

    잘 읽고 갑니다.. 심리검사에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풀배터리(full-battery)란, 간단하게 설명해서 "심리검사 종합 선물세트" 입니다. 정신건강용 종합검진이라고 보시면 될 듯 싶네요.

국내에서 실시되는 성인용 풀배터리 검사에는 K-WAIS, MMPI, 로르샤하, SCT, HTP, BGT, MBTI 총 7 가지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정말 간단하게 요약해서 K-WAIS는 지능검사, MMPI는 다면적성격검사, 로르샤하는 투사검사, SCT는 문장완성검사, HTP는 그림검사, BGT는 지각검사, MBTI는 성격유형검사라고 설명될 수 있겠습니다.

일반인이 정신과나 신경정신과, 심리상담소를 찾아가면 심리검사를 하게 되는데, 풀배터리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다면 왜 풀배터리 검사를 할까요?

본질적으로 종합검진을 하는 이유와 같습니다. 한 개인의 신체적 생리적인 건강 상태와 건강을 다각적인 측면에서 측정하는 것이 종합검진입니다. 혈압도 재고, 피도 뽑고, 심박도 측정하고, MRI도 찍고, 내시경도 합니다. 급한 중병에 대한 검사라기 보다는 잠재적인 위험요인이나 질병을 발견하고 예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종합검진을 실시하죠. 

그렇다면 과연 혈액 검사만 해서 그 사람의 전체 상태를 알 수 있을까요? MRI만 찍으면 끝날까요? 내시경만 하면 될까요? 각각의 검사로 파악할 수 있는 지점과 내용에 한계가 있는 게 당연합니다.

심리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심리검사는 종류가 아주 많지만, 배터리에 포함된 검사들은 모두 어떤 한 인간에 대해서 여러가지 개별적 측면의 정보를 제공하는 점에서 대표성을 띠고 있는 검사들입니다. 서로 조금씩 중복된 부분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른 측면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때문에 한 검사에서 나온 결과와 다른 검사에서 나온 결과가 상반될 수도 있고, 그에 따라 또 다른 추론이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때문에 처음 정신과나 상담소를 찾는 내담자들에게는 풀배터리라고 불리는 심리 종합검진을 시도하는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병에 걸리거나 외상이 존재하는 외과 환자의 경우에는 진찰이나 검사를 통해 보고 찾을 수 있지만, 심리적 문제의 경우에는 겉으로 눈에 띄게 드러나 있는 경우가 드물고 타인이 관찰한다고 쉽게 발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어디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더 많은 정보의 출처가 필요합니다. 인터뷰만 가지고 환자의 모든 것을 파악해낼 수는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심리검사가 남용되거나, 클라이언트에게 강요되어서는 안되는 것이란 점은 분명합니다. 내담자나 환자에게 비용과 시간적 측면에서 부담이 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사실은 치료자나 면담자에게도 마찬가지 일이기 때문입니다. 숙련된 의사들의 경우에 손으로 만져보지 않고 단순한 질답만으로도 진단을 할 수 있는 것처럼, 보다 전문적인 검사자나 치료자의 경우에는 풀배터리를 시행하지 않고도 의뢰 목적에 맞게 어떤 사람의 상태에 대한 가설을 체계적으로 세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검사에서 미처 발견되지 못한 악성종양이 후에 큰 화가 되어 돌아오는 것처럼, 검사에서 정확하게 문제를 파악하지 못한 경우, 적절하지 못한 치료시도로 인해 효과가 떨어지거나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으며, 그 경우 비용과 시간 소모에 있어서 풀배터리 시행으로 인한 것보다 더 큰 낭비가 될 수 있으므로 일반적으로는 풀배터리를 시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소한 경우라도 뇌에 충격이 가해지거나 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조금 비싸지만 MRI검사를 하도록 하죠. 그와 같은 이유라고 볼 수 있습니다.


 

Posted by feverio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9.03.30 00:52

    혹시
    CDR Computerized Assessment라고 아시나요?
    http://en.wikipedia.org/wiki/CDR_Computerized_Assessment_System
    혹시 일반적인 PC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요?
    저는 특히 CFFT(Critical Flicker Fusion Threshold) Test에 관심이 있는데..
    http://en.wikipedia.org/wiki/Flicker_fusion_threshold
    그것만이라도 PC에서 실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나 궁금하네요.. ^^

    • 2009.03.30 19:37 신고

      임상용 '심리검사'라기 보다는 측정용 '실험'이네요. 주로 인지 심리학 영역에서 많이 사용되는 실험 검사를 이야기하는 듯 합니다.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잘 모릅니다. 심리검사와 심리측정은 좀 다른 분야라서요.

      예전에 심리측정을 공부하는 선배가 PC로 실험용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것을 본 적은 있죠. 다른 선배는 프로그래밍을 해서 직접 만든 경우도 있었구요.

      일단 PC용 범용 프로그램 툴이 있긴 있을텐데,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고, 대부분 실험용은 개별적으로 프로그래밍해서 쓰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범용 프로그램 툴도 막 돌아다니지는 않겠지만... 인터넷에 어딘가 잘 찾아보시면 구하실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2. 2009.03.30 09:12 신고

    어찌보면 세상이라는것이 몸보다 마음으로 살아가는것인데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받아본다면 매우 좋을것 같습니다
    그런데 비용이 초큼 되나보네요..ㅎㅎ

    • 2009.03.30 19:39 신고

      병원이나 상담소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지역 정신보건 센터나 사회복지 시설에서도 심리검사를 실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신 그런 경우에는 조금은 가벼운 기분으로 가시는 게 좋죠. ^^

  3. 2009.03.31 01:23

    답변 감사합니다.

    범용 프로그램 툴이 있다면, 어떤 식으로 검색해야 할지, 검색어만이라도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영어로 뭐라고 번역해야 할 지 난감해서요..


◆ 무한도전 정신감정편!

평소에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팬으로써, 개인적으론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던 방송이었습니다.

블로그를 둘러보신 분들은 아실수도 있겠지만 제가 공부하고 있는 쪽이 임상심리학이다보니, 당연하게 이번 주(2/27) 방송 내용이 친숙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지만 지난 주에 예고편을 볼 때 정신감정 특집으로 다뤄진다고 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대체로 그랬듯이, 방송에서는 이러한 민감한 분야들을 워낙 흥미 위주로 다루다보니(특히나 예능쪽임을 감안하면 더) TV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오해를 항상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난 후 감상은, 정말 재밌었고, 다른 부분에서도 꽤 만족스러웠다는 생각입니다. 다시 한번 '김태호 PD'의 개념잡힌 방송에 찬사를 보냅니다.

무한도전은 리얼리티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뚜렷하게 설정되어 있는 동시에, 그 캐릭터가 멤버들의 예능계에서의 성격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예능계에서 활약하는 아이덴디티를 분석해 보는 것은 충분히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노홍철의 경우 방송을 통해서만 보면 ADHD나 강박성격, 불안장애가 어느정도 유추되는 편입니다. 전진의 경우 공황장애를 겪었었다고 했었기에 그런 관점으로 보면 어느 정도 성격을 유추해볼 수도 있구요. 유재석이 보이는 캐릭터의 경우 상당히 복합적인 성격 구조를 가졌을 거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멤버들 캐릭터의 성격이 워낙 뚜렷하기에 그 구조가 궁금하기도 한 거죠. 그렇지만 이렇게 하나의 특집으로 재미나게 구성해 놓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놀랍기도 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김태호 PD구나" 싶을 정도로 즐겁게 시청했던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는 주로 정신과 의사 분이 나오셔서 결과 해석과 사이코드라마 진행을 맡으셨기 때문에, '임상심리'가 어디에 나왔는지 궁금해 하실 것도 같습니다. 


◆ 무한도전 임상심리 특집?

임상심리가 뭐냐? 하면 일반인들은 그게 뭔지 모르거나, 정신과 또는 상담치료와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가장 큰 차이는 '인간을 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패스하고 ^^;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하는 일의 차이로 보자면.. 상호 간에 공유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려운 점도 많긴 합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이 다른지 오늘 보신 방송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드릴까 합니다. 

일단 멤버들의 지능검사와 심리검사를 맡았던 분들은 아마도 임상심리 전문가 또는 정신보건 임상심리사였을 거고, 다시 말해 임상심리학자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임상심리학자가 가장 활발하게 활약하는 분야가 심리검사 분야거든요. 지능검사를 왜 심리학자가 하느냐면, 지능도 심리 및 성격과 밀접하게 관련맺는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며 장애를 판단하는 데도 주요하게 영향 미치기 때문이죠.

그리고 방송에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검사의 해석을 맡는 것도 임상심리학자가 하는 일입니다. 여러 검사의 실시와 결과 분석을 통해서 각 정보들을 통합하고, 결과 해석을 통해 결론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임상심리학자의 주업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방송에서 정신과 의사 분께서 했던 멤버들의 성격에 관한 해석들은 대부분 임상심리학자로부터 제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주로 의학적 지식과 약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진단과 처방, 치료를 도맡아 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신과 의사가 심리검사를 직접 실시하거나 보고서를 쓰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 참고로 웩슬러 지능검사 외에 법적 공신력을 지닌 지능검사는 없으며, 통칭 IQ를 부를 때 웩슬러 지능검사의 점수를 말하는 편입니다. 이것은 쉽게 130~150 사이 점수가 나오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집단으로 행해지는 지능 검사와는 다릅니다. 실제로 무한도전 멤버들의 지능은 접대 멘트가 아니라 일반인 표준 또는 조금 우수한 수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 본격 사이코드라마 방송! 

사이코드라마를 시도했던 부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흔히 가질 수 있는 잘못된 이해 중 하나인데, 사이코드라마는 "미친 짓 하는 연극"이란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psycho는 심리, 즉 심리극이란 뜻 입니다.

개인적으로, 학부 때 사이코드라마를 아주 살짝 했었기 때문에, 낯설지 않아서 더 재밌게 느껴졌죠.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사이코드라마가 낯설기 때문에, 단순한 꽁트나 상황극으로 보였을 겁니다.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모두 웃길려고 준비하고 있으면 그게 꽁트죠 ^^;

저 개인적으로는 사이코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은 '여러 명 앞에서 스트립 쇼를 하는 기분'으로 기억하는데, 이는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여럿 앞에서 진솔하게 드러낸다는게 그 정도로 부끄럽고 어렵기 때문이죠.

그만큼 주변 상황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너무 아는 사람이 많거나 많은 이들한테 공개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불안이 심하게 유발되거나, 또는 진짜 핵심 감정에 다가가지 못하고 회피하고자 해서 도저히 극을 진행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극을 지켜보는 관객들이 오늘 방송에서처럼 이래라 저래라 한다거나 하면 주인공이 아주 심각하게 상처를 받을 수 있죠. (이 경우 사진 속 박명수가 말한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그것이 치료과정이기도 하지만요.)

아마 방송임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진행했기에 정신과 의사 분도 어느 정도 재밌게 진행하려고 했고, 또 편집과정에서 김태호 PD의 재밌는 멘트가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멤버들의 사이코드라마 과정은 사이코드라마라기 보다는 상황극으로 생각하고 봤기에 일단 재밌었습니다.

* 만약 분위기가 잘 잡힌다면, 저 개인적으로는 전진과 노홍철이 주인공인 사이코드라마가 가장 보고 싶습니다. 


♣ 사이코드라마? 

사이코드라마는 '집단 상담' 기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 상담 기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집단 상담 역시 여러 가지가 있죠. 그 중에서도 아마 가장 유명한 상담 기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개인의 핵심적인 문제와 그와 관련된 심리를 관계를 통해 역동적으로 드러내고 감정을 상징적으로 해소하는 과정을 그리는 하나의 상담 치료법입니다. 

주로 정신과 입원 병동에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사실 일반인들에게 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기법입니다. 예전에는 대학로 근처 소극장에서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이코드라마가 정기적으로 열려서 참가 해 본적이 있는데요. 지금은 그렇게 정기적으로 하는 곳이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과 의사들도 이 같은 상담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렇듯이 정신과 의사들도 매우 바쁘기 때문에, 상담 및 심리치료를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면에 상담전문가들은 검사나 진단 보다는 상담치료 과정에 보다 전문적으로 개입합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처방만 빼면 정신과 의사와 상담자들이 하는 것들 대부분을 공유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권한이 무조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교육과 수련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죠.


◆ 아쉬웠던 점

물론 아쉬웠던 점도 아주 약간 있었는데요.

로르샤하 검사와 MMPI-2를 실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더욱 오래걸리게 되고 그것들을 가지고는 방송을 재밌게 이끌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까지 포함되었다면 멤버들의 좀 더 정확하고 통찰력 있게 심리를 파헤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해요. 물론 다른 정보가 이미 많이 있긴 했지만, 오늘 방송에서는 멤버들의 자료 해석에 있어서 약간 '바넘효과'가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지능 검사의 일부 문제가 방송 상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지능검사 문제 특성상 문제나 답안에 노출되면 어느 정도 영향 받을 수는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노출 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전체 문제가 공개 된 것도 아니고, 몇 문제 노출된 것 가지고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는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홍철과 정형돈의 하룻 밤은 치료라기 보다는 둘 만의 <1박 2일>이었달까요. 김태호 PD의 패러디 재능을 익히 알기에, 사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패러디를 시도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노홍철을 좀 괴롭히고 끝나더군요. 

약간 벗어난 이야기지만, 노홍철은 자신의 강박성격을 상당히 적응적으로 패턴화시킨 유형이라고 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데 그것을 일부러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너무 깔끔떤다? 그런 비슷한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도 많죠. 개인 성격이기야 하지만 노홍철의 정돈 강박 패턴보다는 정형돈의 규칙없고 책임감 부족하고 정리하지 않는 패턴이 좀 더 부적응적이고 남들을 피곤하게 하는 패턴이니까요. 또한 홍수법이 여기서 효과가 있을만한 것이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정형돈이라는 공포자극에 대한 혐오적 조건형성이 더 강해졌겠죠.


◆ 마치며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에 사실 더 이상의 사족을 다는 게 더 불필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쓴 글에서 적었지만(한국인의 정신과에 대한 일반적 인식?),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정신건강에 관한 인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떨어지는 편이며, 임상심리학자라는 직업에 대한 인지도 역시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저조차도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분야가 아닌 것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을 통해서 재미나게 다뤄지고 나니,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무한도전이 하기에 따라서는 문과 특집, 이공계 특집이라든가 (기본적으로 예체능이니까 예체능 특집은 필요없겠죠 ^^) 여러가지 학문적 접합 시도가 나타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의 이번 시도에도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다음에도 더 재밌는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

Posted by feverio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9.03.01 05:39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2. 2009.03.01 10:08 신고

    상담심리를 준비하는 학생의 입장에서, 어제의 무한도전은 저도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 좋은 글 잘 읽었어요.

  3. 2009.03.01 12:04

    저도 같은 일을 하는 입장에서 어제 방송 참 흥미롭게 봤습니다. 방송내용을 임상심리학자의 관점에서 잘 설명해주시고 또 분석적으로 꼬집어 주신 것 같아서 깊이 탄복(?)하며 읽었습니다. ^^

    • 2009.03.01 12:27 신고

      사실 저도 <임상심리 관점에서 본 무한도전>이라고 제목을 달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제가 그런 위치가 되나 싶기도 하고,
      또'~관점에서 본'이란 문구가 너무 식상하더라구요 ^^;;

      아무튼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

  4. 2009.03.07 12:14 신고

    이번 무한도전 feveriot 님은 특별하게 시청하셨겠네요^^
    초반에 그림으로 심리를 알아보는 장면들이 있었는데 흥미로웠고 전체적으로 너무 재밌었던
    무도 였던것 같아요 마지막에 정형돈 효과 어떻게 될지 기대했었는데 흐지부지 끝난듯 싶어서
    아쉽더군요..여튼 재밌게 읽었습니다용 ㅎ

  5. 2009.03.08 01:19

    재밌었다. 방송도.. 니 글도 ~ 다시 읽어보니 재밌네
    보고 배운게 그거라고 (물론 옆동네 전공이어도~) 나도 흥미롭더군~~~

    나도 잔진이 주인공으로 사이코 드라마 기대했는데..
    그게 좀 아쉽더라~~

    잘 읽고 간다..~ 그리고 어제 수고많았으~

    • 2009.03.20 17:01 신고

      그 사이 시간이 많이 지나버렸네.
      그 사이라 함은 글을 썼던 시간과 니가 댓글을 달았던 시간과 내가 다시 댓글을 달아야겠다고 생각한 시간.

      시간 진짜 빨리간다

  6. 2009.03.19 02:2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캬캬 손님흉내.

    잘 읽었어. 이거 꽤 괜찮았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유재석의 뛰어난 공감능력이 나타났다고 하던데.
    암튼 잘 읽었어. 글 참 잘 쓴다니까.

    • 2009.03.20 16:58 신고

      칭찬해주셔서 고마와요. 형이 준 로샤 자료는 저에게 정말 중요한 자료라서 잘 쓰고 있답니다. 우연이 필연이 되고 있어요.

  7. 2009.03.20 18:03

    비밀댓글입니다

    • 2009.03.27 00:29 신고

      네. 어느새 대학원도 절반이 지나가서
      바쁘고 잠도 못자고 하는 시점이 되었답니다.

      비번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미 확인했답니다 ^^;

  8. 2009.03.26 13:21

    사람의 지능이 물론 정신상태와 연관은 있지만
    정신감정을 할때는 시간 = 돈 이 들기때문에
    환자의 지능이 의심될때만 지능검사를 하는걸로 알고있는데요

    로샤크도;;; 음 전 믿지 않는 편입니다만은...

    방송에서 전 WAIS로 검사하는거 보고 놀랐습니다;;;
    나무랑 사람그리는것도 어린애들이나 범죄자들한테나 쓰이는건데;;;
    재미있게 하기위해서였겠지만
    오히려 무한도전이 전 심리학을 왜곡시킨것 같아 불쾌했습니다.

    • 2009.03.27 00:28 신고

      음, 무한도전에 대한 감상과는 별개로,
      몇 가지 잘못 알고 계신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분명히 하겠습니다.

      1. 환자의 지능이 의심될 때만 지능검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WAIS가 지능검사이긴 하지만 임상심리학자는 그것을 통해서 심리적이고 성격적인 측면에서 다양한 정보를 수집합니다. 때문에 WAIS는 MMPI, 로르샤하와 함께 최소한, 반드시 해야하는 검사라고 생각합니다. 공부를 하게 되면 WAIS가 밝혀내는 정보의 양상이 단순한 학습이나 연산 능력만이 아니라 상당히 복잡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물론 저도 심리검사가 남용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심리검사는 일단 현재로써는 문제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마 임상심리 공부를 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그리 생각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2. 로샤크가 아니라 로르샤흐(줄여서 로샤)입니다. 믿고 안 믿고는 개인의 지적 취향일 수 있습니다만 로르샤흐가 점술이나 사주팔자, 타로카드와 달리 심리검사의 중요한 파트를 담당하고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는 사실은 바뀌지 않습니다. 로샤가 밝혀내는 심리적 정보의 측면은 임상심리학자들과 실험심리학자들이 수십년동안 계속 경험적으로 검증해온 부분이기 때문이죠.

      오히려 그 유명세와 아무나 이해하기 어려운 난해한 검사 원리 덕분에 일반인들이 가장 오해를 가지고 있고 어떤 의미로 두렵게 취급되어온 검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심리평가나 임상심리 분야를 공부하게 되면 로르샤흐 검사를 근거없다고 생각하거나 하찮게 취급할 수가 없습니다.

      3. 나무랑 사람 그리기. Home-Tree-Person 이라고 해서 HTP검사라고 합니다.
      어린애들한테 범죄자들한테나 쓰인다는 이야기는 어디서 접하셨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이야기를 함부로 하고 다니시는 건 곤란합니다.
      HTP도 기본적으로 검사 풀배터리에 포함되는 중요한 검사입니다. 애들용이나 범죄자용이라고 언급하시는 것이 오히려 일반인들이 가진 오해의 한 측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HTP 시행을 하면 불쾌해하는 어른들이 있으니까요.

      일반인들은 아이들에 비해 심리적 측면이나 언어구사 능력이 더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HTP검사가 생략되어도 다른 검사들을 통해서 정보들이 충분히 발견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HTP가 애들용이나 범죄자용이라고 규정짓는 근거가 될 수는 없겠죠. 일반적 세팅에서는 제대로 된 임상적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 필요한 기본적인 검사입니다.

  9. 2009.05.21 14:57

    심리검사 실시자의 윤리에 관한 발표를 하려고 무한도전 자료를 찾다가
    선생님의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저는 무한도전의 지능검사 일부 문제 유출이 작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몇 문제 노출된 것 가지고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은
    담뱃불 하나가 대형 산불을 만든다는 것을 간과하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표준화 검사를 사용하고 신뢰할 수있는 이유 중에 하나가
    그 자료가 동일한 절차와 동일한 조건을 전제하여(물론 오차범위는 있겠지만)
    규준이라는 자료를 만들어 내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심리검사를 믿고 그 결과를 신뢰하여 그 결과를 바탕으로
    상담이나 치료를 진행하는 것 아닌가요?
    만약 한 두 문항이라도 문제가 유출되어 참가자가 몰랐던 문항을 맞춘다면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한국처럼 IQ라는 이론이 민감한 사회에서 문제 유출이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 진다면
    처음에는 한두 문항이지만 나중에는 열문항 이십문항 나중에는 문항 전체 공개...
    강남의 일부 학부모는 영재 교육원에 들어가려고 지능검사를 통째로 사다가 연습시킨다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디어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는 말씀드리지 않아도 잘 아실겁니다.
    방송에서 이렇게 지능검사를 아무렇지 않게 더구나 답까지 공개한다는 것이
    (지능검사가 성향검사가 아니라 능력, 최대수행검사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냥 쉽게 웃으면서 지나갈 수 있는 문제만은 아닌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실례인 줄 알면서도 글을 남깁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심리치료psychotherapy란 말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특히 일상에서나 미디어에서 상담counselling이란 말과 심리치료를 잘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혼동이 옵니다. 그렇지만 일반명사가 아닌 전문적 용어로써 보자면 둘은 서로 차이가 있는 용어이며, 분명히 구분될 수 있는 용어 입니다.


◆ 상담과 상담심리의 차이?

'상담'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가 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의 상담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논하는 것"으로써 낱말의 사전적 의미를 충족하는 모든 상황을 말합니다. 의논하는 문제 종류나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름붙여 질 수 있습니다. 즉, 논의 대상이 '심리'가 아니어도 되지요. 법률상담, 진로상담 등이 있으며, 사전적 의미로 대출상담도 상담이고 운세상담도 상담입니다. 이외에도 이름만 붙이면 모두 상담이 됩니다.

좁은 의미의 상담은 심리학에서의 상담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심리'를 논의 대상으로 하여 이뤄지는 상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로 한정했지만 사실 심리란 것이 한 개인의 성격과 타인들과의 관계, 환경 스트레스 등 모든 요소들을 포괄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논의의 깊이를 말하자면 훨씬 더 큰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의하자면 "'심리학'을 전제로 하여 인간의 성격과 관계에 관해 논의되는, 집단 또는 개인을 내담자로 하는 특정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하게 상담심리학자들이 활약하는 영역이 됩니다. 위에서 밝힌 정의를 따르자면 대체로 상담은 교육적이며 문제 지향적입니다. 때문에 교육학자들 역시 상담심리학자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 상담과 심리치료의 차이?

그렇다면 심리치료는 무엇일까요? 심리치료 역시 넓은 의미가 있습니다. 넓은 의미의 심리치료는 글자 뜻 자체처럼, '어떤 문제가 있는 인간심리'라는 대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사용하자면 많은 상황이 심리치료 상황이 될 수 있고, 수많은 사람이 심리치료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넓은 의미의 심리치료 정의에 따르자면 '좁은 의미의 상담' 역시 심리치료의 일환이 됩니다. 때문에 상담심리학자들도 넓은 의미의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 되며, 동시에 수많은 유사치료자들(음악치료, 미술치료, 예술치료, 최면치료, 독서치료, 영화치료, 이야기치료, 영성치료 등등.. 모든 자칭 치료들) 역시 이 영역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업의 측면에서요.

그렇지만 좁은 의미의 심리치료는 '어떠한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는 대상의 문제원인을 추적하고, 전문적이고 일관성있는 틀을 사용하여 문제를 체계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좁은 의미의 심리치료에서는 대상들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을 하고 거기에 적합한 치료를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 됩니다. 이 영역의 작업은 정신과 의사나 임상심리학자가 하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필수적으로 '진단' 과정을 거치게 되며, 문제의 종류와 심각성에 따라 대상들을 '환자'로 구분하게 됩니다. 이에 비해 상담에서는 논의할 문제를 가지고 오는 대상을 '내담자client(고객과 같은 말이죠)'라고 부릅니다. 또한 상담장면에서는 대개 일반인들이 찾아오고 비구조적면담을 진행하는 것에 반해, 임상장면에서는 대개 병원을 배경으로 신경증이나 정신건강에 얽힌 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현상학적인 행동의학을 기초로 하여 접근하게 됩니다.


◆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학자의 차이?


물론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학자가 하는 일에도 차이는 있습니다. 대개의 정신과 의사는 문제를 발견하고 진단하는 활동보다는 치료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경과에서도 뇌손상이나 치매 같은 뇌신경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치료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임상심리학자는 진단을 위한 다양한 심리검사를 수행하고, 면접과 행동평가를 통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성격을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둡니다. 때문에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은 수십분 정도로 짧은 경우가 많지만, 임상심리학자와의 면담은 심리검사 시간을 포함해서 몇 시간씩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개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치료를 수행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정신과 의사들은 '의사'이기 때문에 생리학적 이론과 생화학요법에 정통해 있으며, 주로 약물치료에 주안점을 두게 됩니다. 항정신제 약물을 처방하기 위한 유일한 허가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정신과 의사들입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 임상심리학자들에게 약물처방을 허가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정신과 의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의 치료활동은 사실 상담심리학자들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정신분석, 인지행동치료, 인간중심치료, 게슈탈트치료, 실존주의치료 등등 다양한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을 배경으로 하여 접근을 하게 되지요. 물론 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기초로 하고 있는 토대가 다르므로 차이가 없다고 볼 순 없습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의사들과 유사하게 병원에서의 실습수련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의사들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환자들에게 요구되는 치료활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에 따르는 자발적인 치료활동도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고 자격을 부여받으면 가능하게 됩니다. 정신과 의사들도 심리치료 기법을 사용하여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만, 기본적인 기초가 다르기에 같은 걸 배웠더라도 이해하는 맥락에서 차이가 나므로 적용하는 방식 역시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상담'과 '치료' 과연 누구나 할 수 있나?

우리나라처럼, 서구권에서도 치료therapy라는 용어는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돈 버는데 더 좋은 방법이 되기 때문이죠. '상담'이나 '도움'이란 말보다 '치료'라는 말이 훨씬 파워풀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서구권에서는 심리치료psychotherapy라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자격이 필요한데,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허가된 전문가가 바로 임상심리학자clinical psycologist입니다. 결국 임상심리학자가 수행하는 일이 심리치료가 되는 것이며, 서구에서 치료자clinician을 지칭할 때, 대개는 임상심리학자를 말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신과 의사는 psychiatrist, 상담자는 counseller로 분명히 구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리치료'란 말을 들으면 그걸 수행하는 사람이 '심리치료사'가 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는 심리치료사란 말 역시 생소하기 때문에 심리치료에 있어서 특정 전문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상담가나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일이라고 오해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도 아직까지는 임상심리학자들이 수적으로 정신과의사나 상담가 숫자에 비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상담'과 관련된 국가 전문 자격증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반면에, 임상심리학과 관련된 국가 전문 자격증은 '정신보건 임상심리사'와 '임상심리사' 두 가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저기에서 '상담'과 '심리치료' 협회자격증 발급이 난무하고 있는 현실에서, 임상심리 관련 협회자격증은 한국임상심리학회에서 관리하고 있는 '임상심리 전문가' 하나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담이나 치료를 하는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말만 할수 있으면 모두 '상담'이라는 이름을 붙여 돈을 벌고 있으며, '치료'도 이론만 가져다 붙일 수 있으면 '치료'라는 이름을 붙여서 쓰고 있습니다. (모든 상담자나 치료자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자격이 없는 '사이비' 상담자와 치료자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런 사람을 몇몇 보아왔습니다.) 정책적으로 확실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고객, 즉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이들이 어떤 것이 좋은 상담이고 좋은 치료인지를 구분하는 비판적인 능력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여태까지 '상담'의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 '심리치료'의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를 정의한 것는, 각각 영역의 전문가들과 그들이 하는 일을 구분짓는 역할도 하지만,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개개인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실대로 말해서, 주도자가 누가 됐든 간에 대상의 문제가 해결되고 변화된다면, 그것은 궁극적 의미의 치료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좀 더 체계적인 변화를 위한다면 각 영역에 맞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찾아가는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최소한 전문가들은 그 영역에 있어서는 이론적 학습과 실습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니까요. 제 개인적 의견이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feverio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8.11.05 01:22

    와 이거 네가 쓴거?*.* 멋지네.

얼마 전 뉴스를 보니 정신과 진료명을 바꾸는 것에 대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향후 바뀔 가능성이 꽤 높아보입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분명히 우리나라 사람들이 여전히 정신과 정신의학, 정신보건에 대해서 긍정적 인식을 많이 가지고 있지 못하고 있음은 부정할 수 없다고 봅니다.

사실 저 어릴 적 때만 해도 친구가 정신과에 다녀왔다는 이야길 들으면 그 친구가 무척 무섭게 보였습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그 친구가 심각한 무언가 '병'을 가졌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지만요. 요즘 아이들의 경우엔 어떨까요? 아니, 요새 학부모들은 '정신과'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정신과를 보는 두 가지 대조적인 관점이 드러난 영화,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와 <패치 아담스>

제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얼마 전 한 시립 소아청소년 정신보건 센터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 정신보건 사업의 일환으로써 검사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일에 참여했었는데요. 

센터에서 하는 일이 일종의 정신보건 복지 사업이었기 때문에 무료로 검사와 치료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1차 검사에서 선별된 학생들의 가정으로 검사 협조 연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과연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러한 종류의 검사나 진료, 치료, 상담 등에 쉽게 응할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계속 심리학쪽 지식에 파묻히다 보니 이쪽 과업을 일반적인 관점으로 바라보는게 더 어려워졌거든요. 제 추측으론 절반 정도나 응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 예상과 달리 2차검사가 요구되는 학생들 중 대략 70%정도가 검사에 응했고 절반 이상이 부모님과 함께 방문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방문한 학생들이나 부모님들도 어느 정도 걱정을 가지고 있었지만, 오히려 방문하고 나서 돌아갈 때 한결 가벼운 표정으로 가시는 걸 보며 우리나라에서 정신보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되었고, 앞으로도 변화될 수 있겠다는 것을 분명히 체험했습니다.

물론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정확한 통계를 낸게 아니라 인상에 기초한 것이므로 근거가 명확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사실, 일부 연락을 받은 부모들이나 가정에서는 이상하게 고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폭언을 하는 사람들도 있긴 했었습니다. 그 경우 알았다고 정중하게 말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하면 오히려 자기들이 전화를 끊지 않고 매달리며 욕을 해대는 경우가 태반이었죠. 심리학을 안해도 이런 경우 생각나는 건 이 말밖에 없습니다. "도둑이 제 발 저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여전히 심리학과 정신과에 대한 인식이 오해를 동반하고는 있지만, 앞으로 노력해볼만한 여지와 가치가 더 많다고 생각하게 된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정신과 진료를 받아본 것은 아닙니다만, 심리적인 맥락에서 관심을 받는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상황적 스트레스로 가득찬 나라에서는요.

개인적으로는 정신과 진료가 보험에 적용되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상담도 정확한 근거를 가지고 보험을 적용할 수 있게 구체적인 제도적 장치나 법안이 마련되었으면 좋겠구요.

무엇보다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이 나 또는 내 아이에게 '정신병'이라는 '딱지'를 붙인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정신과 역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지, '격리'하기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을, 많은 분들이 알게 되길 기원합니다. 물론 점차로 그렇게 되리라 저는 분명히 믿습니다.
Posted by feveriot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2008.10.18 13:38 신고

    언젠가 우리 눈으로 보이지않는 심리라던가 기분이라는 것이 물질이나 어떤물리적인 형태로 구체화된다면 지금보다 많은 악순환(자살,범죄,배타적)들이 사라질거라 생각이드네요 그때에 다다르면 또다른 무언가가 우릴 괴롭히고 있겠조.. 아이디어가 지배하는 예술계라면 의학계도 optimist 님 말씀대로 정신이라는 분야에 초점이 점점 맞춰지는것 같습니다..

    • 2008.10.18 19:47 신고

      현재도 신경과학의 발전으로 심리현상을 뉴로이미징화해내고 있죠. fMRI같은 기계가 그런걸 위한 것이구요. 연구 한계도 많이 있지만 그와같은 발전도 대부분 최근에 이뤄진 것임을 생각하면 아마 우리가 살아있을 때 정말 그러한 뇌에서 벌어지는 '사이코이미징'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 2008.10.18 19:50 신고

      아마 현재와 근 미래에 극단적으로 모든 행동과 생각 감정을 머리 속에서 벌어지는 생물학적-화학적 기제로 설명할 수도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예술계는 오히려 정신이나 심리를 '과학시간'으로 취급하고 따돌릴 수도 있겠죠 ^^;;

  2. 2008.10.18 22:48 신고

    과거 정혜영씨가 나왔던 아침드라마, 내마음에 보석상자라는 드라마에서 이런 대목이 있었죠. 몸이 아프면 병원가지 않는가, 마음이 아프니까 정신병원을 가는거다. 결코, 사회에서 손가락질 받는 "미쳤다"라는 말때문에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라! 라고 정혜영씨가 막 절규하며 울면서 대사를 읊었더랬죠. 아마 대략 정혜영씨역할이 당시 애딸린 남자하고 결혼을 했는데, 아이가 무슨 정신장애가 있어서 정신병원을 데리고 갔다왔더니 시아버지가 막 야단치자 그렇게 일갈했던걸로 기억하는데, 참으로 충격적이었서서 머릿속에 생생히 남아있습니다.

    정말 마음이 아파서 가는건데, 정말 딱지를 붙이지 않고 생각이 바뀌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글 잘보고 갑니다.

    • 2008.10.18 23:13 신고

      감사합니다. 그런 드라마의 명대사가 있었군요.:D
      위에서도 묘사했듯이 정말 전달하기 어려울 정도로 격분하여
      전화에 대고 육두문자를 날려대는 사람들을 경험하고 나니
      드라마지만 현실적으로 충분히 일어나고도 남을 상황으로 보입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어보이긴 합니다만, 그 길은 걸어가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았는데 저도 앞으로 신경써서 봐야겠네요 :D

  3. 2008.10.18 23:47 신고

    무려 12년전 드라마 였네요..

    http://www.imbc.com/tv/drama/heartbox/index.html

    "내마음의 보석상자" .

    그러고보니 중학교 방학때 아침에 본것 같은데요. 하핫

    여튼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닭똥같은 눈물을 막 흘리는데 시아버지역할분(김용건씨)도 대꾸를 못하고 돌아서서 막 우시더군요. 그러면서 막 화목해지고 결국 아이도 마음을 열고 치유가 되서 모두가 행복해진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였습니다.

    다른이야기입니다만, 이제보니 안재환씨도 나왔었군요..흠.

    • 2008.10.19 00:15 신고

      제목은 저도 왠지 그리 낯설진 않네요. 이야기는 제가 본 기억이 없지만.. 올려 주신 링크를 읽어봤는데 꽤 흥미로운 드라마였을 것 같습니다.

      제가 흔히 알고 있는 아침드라마의 선정적인 공식들(이상야릇한 호적관계, 삼각을 넘어성 사차원 오차원 애정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정직한 드라마네요.

      이야기만 읽어도 그 캐릭터들의 심리나 역동이 어떻게 전개되었을지 나름 유추도 되고 또 궁금하기도 하고...분명 의미있는 이야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옛날로 돌아가보는 건 참... 어색한 기분을 들게하네요.

  4. 2008.10.19 23:32 신고

    우리나라에서 정신과를 다닌다고 하면 정신이 이상하거나
    병이 있구나는 선입견을 가지고 보다보니 외국에서처럼 스트레스나 일시적 방황(?)등에 대해서 편안하게 상담을 받을 수 없는 거 같습니다. 그것이 나중에 커져서 문제가 될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요.

    단순히 명칭을 바꾸는 것뿐만아니라 스트레스 치료등의 좀 더 다가가기 쉬운 진료등을 홍보하는 것도 필요치 않을 까 생각합니다.

    • 2008.10.20 09:44 신고

      제 생각에도 단순히 명칭을 변경하는 것만으로 전부 바뀔 만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구체적인 노력도 있어야겠지요. 말씀하신 방법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레스 대처 전략같은 것은 상담장면에서 있긴 있는데 상담같은 경우 상담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란게 약간 문제입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정신과나 상담, 심리치료가 한정적으로 보험적용이 되기 때문에 더 자주 찾을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치료방법이 어느 정도는 일관적으로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겠죠. 우리나라도 보험적용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아직은 여러 어려움이 있죠.

      무엇보다 인식이 바뀌는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단순하게 의지력이나 인내력의 약함으로 볼 게 아니라 심리적 장애도 다른 질병같이 치료해야 할 것이라는 점을요.

  5. 2008.10.20 20:58 신고

    정신과 진료에 대한 사회적인 편견은 feveriot님이 받으신 인상처럼 점차 사라지는 중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저는 환자의 입장에서 예전에 한 번 심리검사를 받으러 갔던 적이 있었는데요, 제 친구들도 그렇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고 진료가 어땠는지 호기심을 갖는 이들은 있어도 저를 이상하게 쳐다보거나, 예전과 달리 대하는 점은 거의 못 느꼈습니다.

    요즘 들어 더욱 간절히 느끼는 것이지만 이런 인식의 개선에서 더 나아가 하루빨리 정신과치료가 보편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스로 감당하기에는 조금 벅찬 부분이 종종 느껴지긴 하지만 쉽사리 정신과에 찾아가기가 힘들더라구요. 그런 일은 사실 사람들의 눈초리보다는 아무래도 진료비 부담 탓이 더 큰 것 같지만요^^;

    • 2008.10.20 22:04 신고

      네. 요즘엔 오히려 진료비 때문에 꺼리게 되는 경우도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치과의 무서움에 비할 수 있을까요.
      정말 고민끝에 병원을 찾았는데 허걱할 정도의 명세서를 받게되니.. 더구나 치과와 달리 한 두번으로 끝나지도 않죠. 정말 진료비 때문에 도움받지 못하고 있는 분들도 많을텐데 아쉬운 현실이죠.

  6. 2008.10.25 17:14 신고

    미드 <몽크>나 혹은 다른 드라마를 보면서 정기적으로 상담치료하는 모습을 보면, 저도 한번 받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생각이 맺혀 있을때 무시하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정면으로 맞닥트려서 해결해보려는 적극적인 노력이라고 생각되니까요.
    내안의 나를 응시하는데, 함께 있어주고 도움을 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면 나를 만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환상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 2008.10.25 19:05 신고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문화가 만들어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무조건 좋다는 건 아니지만, 분명히 필요한 부분이 있고, 지금도 중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죠.환상이 아니라 충분히 그런 역할을 기대하고, 얻기 위해서 상담이나 심리치료를 하는 거지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인식 문제나 비싼 진료비 등이 중요한 문제로 보입니다만, 그럼에도 경험을 해본 분들은 의미있는 삶에 좀 더 다가갈 수 있다고 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상담소를 찾아가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가족들과 배우자와 단순히 좋은 것만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고,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

이전버튼 1 이전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