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01 무한도전 정신감정편, 임상심리 특집?! (18)
  2. 2008.10.22 '상담'과 '심리치료' 구분하기 (1)

◆ 무한도전 정신감정편!

평소에 무한도전을 즐겨보는 팬으로써, 개인적으론 여러가지 의미가 있었던 방송이었습니다.

블로그를 둘러보신 분들은 아실수도 있겠지만 제가 공부하고 있는 쪽이 임상심리학이다보니, 당연하게 이번 주(2/27) 방송 내용이 친숙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그렇지만 지난 주에 예고편을 볼 때 정신감정 특집으로 다뤄진다고 해서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대체로 그랬듯이, 방송에서는 이러한 민감한 분야들을 워낙 흥미 위주로 다루다보니(특히나 예능쪽임을 감안하면 더) TV를 보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오해를 항상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결론적으로 방송을 시청하고 난 후 감상은, 정말 재밌었고, 다른 부분에서도 꽤 만족스러웠다는 생각입니다. 다시 한번 '김태호 PD'의 개념잡힌 방송에 찬사를 보냅니다.

무한도전은 리얼리티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각 캐릭터들의 성격이 뚜렷하게 설정되어 있는 동시에, 그 캐릭터가 멤버들의 예능계에서의 성격을 대표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그들이 예능계에서 활약하는 아이덴디티를 분석해 보는 것은 충분히 재밌을 거라고 생각해왔습니다. 

노홍철의 경우 방송을 통해서만 보면 ADHD나 강박성격, 불안장애가 어느정도 유추되는 편입니다. 전진의 경우 공황장애를 겪었었다고 했었기에 그런 관점으로 보면 어느 정도 성격을 유추해볼 수도 있구요. 유재석이 보이는 캐릭터의 경우 상당히 복합적인 성격 구조를 가졌을 거라고 가정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멤버들 캐릭터의 성격이 워낙 뚜렷하기에 그 구조가 궁금하기도 한 거죠. 그렇지만 이렇게 하나의 특집으로 재미나게 구성해 놓을 줄은 몰랐기 때문에 놀랍기도 했고, 이번에도 "역시나 김태호 PD구나" 싶을 정도로 즐겁게 시청했던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는 주로 정신과 의사 분이 나오셔서 결과 해석과 사이코드라마 진행을 맡으셨기 때문에, '임상심리'가 어디에 나왔는지 궁금해 하실 것도 같습니다. 


◆ 무한도전 임상심리 특집?

임상심리가 뭐냐? 하면 일반인들은 그게 뭔지 모르거나, 정신과 또는 상담치료와 구분을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가장 큰 차이는 '인간을 보는 관점'의 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이야기가 길어지므로 패스하고 ^^; 좀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 하는 일의 차이로 보자면.. 상호 간에 공유하는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구분하기 어려운 점도 많긴 합니다. 그래서 어떤 부분이 다른지 오늘 보신 방송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드릴까 합니다. 

일단 멤버들의 지능검사와 심리검사를 맡았던 분들은 아마도 임상심리 전문가 또는 정신보건 임상심리사였을 거고, 다시 말해 임상심리학자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임상심리학자가 가장 활발하게 활약하는 분야가 심리검사 분야거든요. 지능검사를 왜 심리학자가 하느냐면, 지능도 심리 및 성격과 밀접하게 관련맺는 중요한 구성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며 장애를 판단하는 데도 주요하게 영향 미치기 때문이죠.

그리고 방송에서 드러나는 것은 아니지만, 검사의 해석을 맡는 것도 임상심리학자가 하는 일입니다. 여러 검사의 실시와 결과 분석을 통해서 각 정보들을 통합하고, 결과 해석을 통해 결론적인 보고서를 제출하는 일까지 임상심리학자의 주업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방송에서 정신과 의사 분께서 했던 멤버들의 성격에 관한 해석들은 대부분 임상심리학자로부터 제출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신과 의사들은 주로 의학적 지식과 약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진단과 처방, 치료를 도맡아 하기 때문에,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정신과 의사가 심리검사를 직접 실시하거나 보고서를 쓰는 경우는 없을 겁니다.

* 참고로 웩슬러 지능검사 외에 법적 공신력을 지닌 지능검사는 없으며, 통칭 IQ를 부를 때 웩슬러 지능검사의 점수를 말하는 편입니다. 이것은 쉽게 130~150 사이 점수가 나오는, 초중고등학교에서 집단으로 행해지는 지능 검사와는 다릅니다. 실제로 무한도전 멤버들의 지능은 접대 멘트가 아니라 일반인 표준 또는 조금 우수한 수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 본격 사이코드라마 방송! 

사이코드라마를 시도했던 부분은 정말 재밌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흔히 가질 수 있는 잘못된 이해 중 하나인데, 사이코드라마는 "미친 짓 하는 연극"이란 뜻이 아닙니다. 여기서 psycho는 심리, 즉 심리극이란 뜻 입니다.

개인적으로, 학부 때 사이코드라마를 아주 살짝 했었기 때문에, 낯설지 않아서 더 재밌게 느껴졌죠. 아마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사이코드라마가 낯설기 때문에, 단순한 꽁트나 상황극으로 보였을 겁니다.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등장 인물들이 모두 웃길려고 준비하고 있으면 그게 꽁트죠 ^^;

저 개인적으로는 사이코드라마의 주인공이 되는 경험은 '여러 명 앞에서 스트립 쇼를 하는 기분'으로 기억하는데, 이는 자신의 고민과 문제를 여럿 앞에서 진솔하게 드러낸다는게 그 정도로 부끄럽고 어렵기 때문이죠.

그만큼 주변 상황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너무 아는 사람이 많거나 많은 이들한테 공개된 상태에서 이야기를 하다보면 불안이 심하게 유발되거나, 또는 진짜 핵심 감정에 다가가지 못하고 회피하고자 해서 도저히 극을 진행하기 힘든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극을 지켜보는 관객들이 오늘 방송에서처럼 이래라 저래라 한다거나 하면 주인공이 아주 심각하게 상처를 받을 수 있죠. (이 경우 사진 속 박명수가 말한 것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다른 측면으로 보면 그것이 치료과정이기도 하지만요.)

아마 방송임을 어느 정도 감안하고 진행했기에 정신과 의사 분도 어느 정도 재밌게 진행하려고 했고, 또 편집과정에서 김태호 PD의 재밌는 멘트가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던 것 같습니다. 솔직히 멤버들의 사이코드라마 과정은 사이코드라마라기 보다는 상황극으로 생각하고 봤기에 일단 재밌었습니다.

* 만약 분위기가 잘 잡힌다면, 저 개인적으로는 전진과 노홍철이 주인공인 사이코드라마가 가장 보고 싶습니다. 


♣ 사이코드라마? 

사이코드라마는 '집단 상담' 기법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 상담 기법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집단 상담 역시 여러 가지가 있죠. 그 중에서도 아마 가장 유명한 상담 기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개인의 핵심적인 문제와 그와 관련된 심리를 관계를 통해 역동적으로 드러내고 감정을 상징적으로 해소하는 과정을 그리는 하나의 상담 치료법입니다. 

주로 정신과 입원 병동에서 많이 사용하는 편이지만, 사실 일반인들에게 더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기법입니다. 예전에는 대학로 근처 소극장에서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이코드라마가 정기적으로 열려서 참가 해 본적이 있는데요. 지금은 그렇게 정기적으로 하는 곳이 있는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신과 의사들도 이 같은 상담 기법을 자주 사용하는 편이지만, 사실 대부분의 의사들이 그렇듯이 정신과 의사들도 매우 바쁘기 때문에, 상담 및 심리치료를 도맡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보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반면에 상담전문가들은 검사나 진단 보다는 상담치료 과정에 보다 전문적으로 개입합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처방만 빼면 정신과 의사와 상담자들이 하는 것들 대부분을 공유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권한이 무조건 있다는 것은 아닙니다. 충분한 교육과 수련을 받아야 가능한 일이죠.


◆ 아쉬웠던 점

물론 아쉬웠던 점도 아주 약간 있었는데요.

로르샤하 검사와 MMPI-2를 실시하지 않은 것입니다. 아무래도 시간이 더욱 오래걸리게 되고 그것들을 가지고는 방송을 재밌게 이끌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부분까지 포함되었다면 멤버들의 좀 더 정확하고 통찰력 있게 심리를 파헤칠 수 있지 않았을까 해요. 물론 다른 정보가 이미 많이 있긴 했지만, 오늘 방송에서는 멤버들의 자료 해석에 있어서 약간 '바넘효과'가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리고 지능 검사의 일부 문제가 방송 상에서 공개되었습니다. 지능검사 문제 특성상 문제나 답안에 노출되면 어느 정도 영향 받을 수는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노출 되지 않는 게 더 나았을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만, 전체 문제가 공개 된 것도 아니고, 몇 문제 노출된 것 가지고 전체 결과에 큰 영향을 끼칠 거라고는 생각하진 않기 때문에 큰 상관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노홍철과 정형돈의 하룻 밤은 치료라기 보다는 둘 만의 <1박 2일>이었달까요. 김태호 PD의 패러디 재능을 익히 알기에, 사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패러디를 시도하지 않을까 했는데 그냥 노홍철을 좀 괴롭히고 끝나더군요. 

약간 벗어난 이야기지만, 노홍철은 자신의 강박성격을 상당히 적응적으로 패턴화시킨 유형이라고 보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데 그것을 일부러 괴롭힐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너무 깔끔떤다? 그런 비슷한 사람이나 좋아하는 사람도 많죠. 개인 성격이기야 하지만 노홍철의 정돈 강박 패턴보다는 정형돈의 규칙없고 책임감 부족하고 정리하지 않는 패턴이 좀 더 부적응적이고 남들을 피곤하게 하는 패턴이니까요. 또한 홍수법이 여기서 효과가 있을만한 것이었는지 의심스러웠습니다. 결과적으로 정형돈이라는 공포자극에 대한 혐오적 조건형성이 더 강해졌겠죠.


◆ 마치며

너무 재밌게 봤기 때문에 사실 더 이상의 사족을 다는 게 더 불필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예전에 쓴 글에서 적었지만(한국인의 정신과에 대한 일반적 인식?), 우리나라의 경우 여전히 정신건강에 관한 인식이 다른 나라에 비해 특히 떨어지는 편이며, 임상심리학자라는 직업에 대한 인지도 역시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때문에 저조차도 임상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에게 그리 환영받는 분야가 아닌 것 아닐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무한도전을 통해서 재미나게 다뤄지고 나니,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도 드네요.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공부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또한 무한도전이 하기에 따라서는 문과 특집, 이공계 특집이라든가 (기본적으로 예체능이니까 예체능 특집은 필요없겠죠 ^^) 여러가지 학문적 접합 시도가 나타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무한도전과 김태호 PD의 이번 시도에도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다음에도 더 재밌는 방송 기대하겠습니다 ^^

Posted by feveriot
심리치료psychotherapy란 말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특히 일상에서나 미디어에서 상담counselling이란 말과 심리치료를 잘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 혼동이 옵니다. 그렇지만 일반명사가 아닌 전문적 용어로써 보자면 둘은 서로 차이가 있는 용어이며, 분명히 구분될 수 있는 용어 입니다.


◆ 상담과 상담심리의 차이?

'상담'은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가 있습니다. 넓은 의미에서의 상담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논하는 것"으로써 낱말의 사전적 의미를 충족하는 모든 상황을 말합니다. 의논하는 문제 종류나 논의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이름붙여 질 수 있습니다. 즉, 논의 대상이 '심리'가 아니어도 되지요. 법률상담, 진로상담 등이 있으며, 사전적 의미로 대출상담도 상담이고 운세상담도 상담입니다. 이외에도 이름만 붙이면 모두 상담이 됩니다.

좁은 의미의 상담은 심리학에서의 상담을 이야기합니다. '인간심리'를 논의 대상으로 하여 이뤄지는 상담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로 한정했지만 사실 심리란 것이 한 개인의 성격과 타인들과의 관계, 환경 스트레스 등 모든 요소들을 포괄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논의의 깊이를 말하자면 훨씬 더 큰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정의하자면 "'심리학'을 전제로 하여 인간의 성격과 관계에 관해 논의되는, 집단 또는 개인을 내담자로 하는 특정한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연하게 상담심리학자들이 활약하는 영역이 됩니다. 위에서 밝힌 정의를 따르자면 대체로 상담은 교육적이며 문제 지향적입니다. 때문에 교육학자들 역시 상담심리학자와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 상담과 심리치료의 차이?

그렇다면 심리치료는 무엇일까요? 심리치료 역시 넓은 의미가 있습니다. 넓은 의미의 심리치료는 글자 뜻 자체처럼, '어떤 문제가 있는 인간심리'라는 대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넓은 의미로 사용하자면 많은 상황이 심리치료 상황이 될 수 있고, 수많은 사람이 심리치료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넓은 의미의 심리치료 정의에 따르자면 '좁은 의미의 상담' 역시 심리치료의 일환이 됩니다. 때문에 상담심리학자들도 넓은 의미의 심리치료를 하는 것이 되며, 동시에 수많은 유사치료자들(음악치료, 미술치료, 예술치료, 최면치료, 독서치료, 영화치료, 이야기치료, 영성치료 등등.. 모든 자칭 치료들) 역시 이 영역의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업의 측면에서요.

그렇지만 좁은 의미의 심리치료는 '어떠한 문제행동을 보이고 있는 대상의 문제원인을 추적하고, 전문적이고 일관성있는 틀을 사용하여 문제를 체계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때문에 좁은 의미의 심리치료에서는 대상들이 가진 문제가 무엇인지 '진단'을 하고 거기에 적합한 치료를 수행하는 것이 목적이 됩니다. 이 영역의 작업은 정신과 의사나 임상심리학자가 하게 됩니다. 앞서 말했듯이 필수적으로 '진단' 과정을 거치게 되며, 문제의 종류와 심각성에 따라 대상들을 '환자'로 구분하게 됩니다. 이에 비해 상담에서는 논의할 문제를 가지고 오는 대상을 '내담자client(고객과 같은 말이죠)'라고 부릅니다. 또한 상담장면에서는 대개 일반인들이 찾아오고 비구조적면담을 진행하는 것에 반해, 임상장면에서는 대개 병원을 배경으로 신경증이나 정신건강에 얽힌 이들이 찾아오기 때문에 현상학적인 행동의학을 기초로 하여 접근하게 됩니다.


◆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학자의 차이?


물론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학자가 하는 일에도 차이는 있습니다. 대개의 정신과 의사는 문제를 발견하고 진단하는 활동보다는 치료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신경과에서도 뇌손상이나 치매 같은 뇌신경과 관련된 문제에 대한 치료를 집중적으로 다루게 됩니다. 대조적으로 임상심리학자는 진단을 위한 다양한 심리검사를 수행하고, 면접과 행동평가를 통해 환자의 구체적인 증상과 성격을 파악하는데 주안점을 둡니다. 때문에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은 수십분 정도로 짧은 경우가 많지만, 임상심리학자와의 면담은 심리검사 시간을 포함해서 몇 시간씩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반드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개개인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또한 치료를 수행하는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정신과 의사들은 '의사'이기 때문에 생리학적 이론과 생화학요법에 정통해 있으며, 주로 약물치료에 주안점을 두게 됩니다. 항정신제 약물을 처방하기 위한 유일한 허가를 가지고 있는 이들은 정신과 의사들입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 임상심리학자들에게 약물처방을 허가하기도 했지만, 아직은 정신과 의사의 고유 권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의 치료활동은 사실 상담심리학자들과 큰 차이가 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정신분석, 인지행동치료, 인간중심치료, 게슈탈트치료, 실존주의치료 등등 다양한 상담 및 심리치료 이론을 배경으로 하여 접근을 하게 되지요. 물론 같은 내용을 배우더라도 기초로 하고 있는 토대가 다르므로 차이가 없다고 볼 순 없습니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의사들과 유사하게 병원에서의 실습수련 과정을 거치게 되며, 의사들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환자들에게 요구되는 치료활동을 수행하는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단에 따르는 자발적인 치료활동도 전문적 지식을 습득하고 자격을 부여받으면 가능하게 됩니다. 정신과 의사들도 심리치료 기법을 사용하여 활동을 하기도 합니다만, 기본적인 기초가 다르기에 같은 걸 배웠더라도 이해하는 맥락에서 차이가 나므로 적용하는 방식 역시 다른 방향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상담'과 '치료' 과연 누구나 할 수 있나?

우리나라처럼, 서구권에서도 치료therapy라는 용어는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돈 버는데 더 좋은 방법이 되기 때문이죠. '상담'이나 '도움'이란 말보다 '치료'라는 말이 훨씬 파워풀하게 느껴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서구권에서는 심리치료psychotherapy라는 말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 자격이 필요한데, 그것을 수행할 수 있는 허가된 전문가가 바로 임상심리학자clinical psycologist입니다. 결국 임상심리학자가 수행하는 일이 심리치료가 되는 것이며, 서구에서 치료자clinician을 지칭할 때, 대개는 임상심리학자를 말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정신과 의사는 psychiatrist, 상담자는 counseller로 분명히 구분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심리치료'란 말을 들으면 그걸 수행하는 사람이 '심리치료사'가 될 것이라고 오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는 심리치료사란 말 역시 생소하기 때문에 심리치료에 있어서 특정 전문가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고 상담가나 정신과 의사들이 하는 일이라고 오해받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도 아직까지는 임상심리학자들이 수적으로 정신과의사나 상담가 숫자에 비해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상담'과 관련된 국가 전문 자격증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반면에, 임상심리학과 관련된 국가 전문 자격증은 '정신보건 임상심리사'와 '임상심리사' 두 가지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또한 여기저기에서 '상담'과 '심리치료' 협회자격증 발급이 난무하고 있는 현실에서, 임상심리 관련 협회자격증은 한국임상심리학회에서 관리하고 있는 '임상심리 전문가' 하나 뿐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담이나 치료를 하는 역할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있지 않습니다. 사실상 말만 할수 있으면 모두 '상담'이라는 이름을 붙여 돈을 벌고 있으며, '치료'도 이론만 가져다 붙일 수 있으면 '치료'라는 이름을 붙여서 쓰고 있습니다. (모든 상담자나 치료자들을 대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적절한 자격이 없는 '사이비' 상담자와 치료자에 한정해서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런 사람을 몇몇 보아왔습니다.) 정책적으로 확실하게 정리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써는 고객, 즉 상담이나 치료를 받는 이들이 어떤 것이 좋은 상담이고 좋은 치료인지를 구분하는 비판적인 능력이 필요한 현실입니다.

여태까지 '상담'의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 '심리치료'의 넓은 의미와 좁은 의미를 정의한 것는, 각각 영역의 전문가들과 그들이 하는 일을 구분짓는 역할도 하지만, 실제로 무엇을 하느냐에 대한 개개인의 각성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실대로 말해서, 주도자가 누가 됐든 간에 대상의 문제가 해결되고 변화된다면, 그것은 궁극적 의미의 치료가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좀 더 체계적인 변화를 위한다면 각 영역에 맞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을 찾아가는 것이 당연히 좋습니다. 최소한 전문가들은 그 영역에 있어서는 이론적 학습과 실습 경험을 쌓은 사람들이니까요. 제 개인적 의견이지만,  기본적으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전문가는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feveri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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